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하여 원자핵을 형성할 때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비율에 의해 안정한 원자핵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불안정한 원자핵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불안정한 원자핵은 양성자 두 개와 중성자 두 개로 이루어진 알파입자, 전자, 전자기파인 감마선, X선, 중성자 등을 내놓고 안정한 원자핵으로 바뀐다. 어떤 원자핵이 다른 원자핵으로 바뀔 때 내놓는 알파선, 전자, 감마선, X선, 중성자를 방사선이라고 한다. 방사선은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가 내놓는 전자기파보다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훨씬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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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유해하지만 피해 갈 수 없는 방사선. 방사선은 무엇이며,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방사선은 불안정한 원자핵이 안정한 상태로 바뀔 때 발생한다
불안정한 원자핵을 가지고 있는 원소가 방사선을 내놓고 다른 원소로 변해가는 것을 방사성 붕괴라고 한다. 불안정의 정도에 따라 방사성 붕괴에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어떤 양의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여 반이 남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한다. 반감기가 짧을수록 더 불안정한 원자핵이다. 원자력 발전의 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235의 반감기는 약 7억 년이고, 연료로 사용하지 않는 우라늄238의 반감기는 약 46억 년이다. 이런 원자핵들은 매우 안정한 편이어서 쉽게 붕괴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원자핵에 중성자가 들어가면 양성자와 중성자의 비율이 달라져 불안 정도가 커지기 때문에 쉽게 분열된다. 이렇게 해서 분열될 때 나오는 분열생성물들은 대부분 매우 불안정안 방사성 원소들이다. 이런 방사성 원소들은 안정한 원소가 될 때까지 여러 번의 붕괴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중간 생성물들도 모두 방사성을 가지고 있는 불안정한 원자핵들이다.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물질은 200여 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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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붕괴의 한 예인 알파붕괴. 방사성 원자핵이 알파입자를 방출하고 다른 종류의 원자핵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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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측정할까?
이런 방사성 원소들이 붕괴할 때는 항상 방사선이 나온다. 방사선은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인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방사선의 세기를 측정하여 인체의 유해 정도를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방사선의 세기를 측정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은 1초에 몇 번의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느냐를 측정하는 것이다. 1초에 한 번의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는 경우, 즉 1초에 하나의 방사선이 일어나는 방사능의 세기를 1베크렐(Bq)이라고 한다. 베크렐은 너무 작은 값이어서 실제로는 3.7×1010Bq를 나타내는 큐리(Ci)라는 단위를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방사선의 개수보다는 방사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방사선의 세기는 횟수나 개수보다는 흡수된 에너지가 더 중요하다. 방사선의 에너지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그레이(Gy)라는 단위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1Gy는 1kg의 물체가 방사선을 통해 1J의 에너지를 흡수했을 때의 흡수선량이다. 흡수선량을 나타내는 데는 라드(rd; rad)라는 단위가 사용되기도 하는데 1rd는 0.01Gy 이다.
방사선이 위험한 것은 원자나 분자들을 전리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사선의 위험도를 나타낼 때는 방사선이 물질을 전리시키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 더 좋을 때가 많다. 전리된 정도는 단위 질량당 생성된 전하량 (C/kg)으로 나타낸다. 전리 정도를 나타내는 또 다른 단위에는 뢴트겐(R)이라는 단위가 있다. 1뢴트겐(R)은 2.58×10-4C/k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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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의 세기를 나타내는 주요 단위.
그러나 이런 단위들만으로도 방사선의 위험도를 제대로 나타낼 수 없다. 방사선의 종류가 다르면 흡수된 에너지가 같더라도 생물학적 손상의 정도가 다르다. 따라서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방사선의 종류에 따른 가중 인자(QF: Quality Factor)를 고려해야 피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가중 인자는 200keV의 에너지를 가진 X선과 비교했을 때의 생물학적 손상 정도를 나타낸다. 가중 인자는 방사선의 종류는 물론 방사선의 에너지, 노출된 조직의 종류, 관심을 가지는 생물학적 영향의 종류에 따라서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감마선의 QF는 0.5~1, 베타입자(전자)는 1, 양성자와 중성자는 2~10, 알파입자는 10~20이다. 질적 요소가 크다는 것은 같은 에너지를 받더라도 더 위험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방사선의 가중 인자를 고려한 손상 정도는 등가선량이라고 하고, 인체 내의 조직에 따른 위험정도까지 고려한 것을 유효선량이라고 한다. 등가선량이나 유효선량은 렘(rem)이나 시버트(Sv)라는 단위를 사용하여 나타낸다. 1rem은 0.01Sv이다. 따라서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때 얼마나 큰 손상을 입을 것인가를 나타내는 양은 시버트(Sv)이다. 방사선 허용치가 모두 시버트로 나타내진 것은 이 때문이다. 일반인이 인공으로부터 받는 방사선 피폭량의 연간 허용치를 1mSv로 제한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근무하는 종사자의 연간 허용치는 20mSv이다. mSv는 0.001Sv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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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위험한 것이지만 피해갈 수는 없다
원전 사태가 발생한 후쿠시마의 지역 주민들이 방사능 노출 테스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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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환경 속에서도 방사선을 받고 있다. 우주에서 오는 방사선으로부터 받는 방사선량이 연간 약 0.37mSV, 지각에 포함되어 있는 천연 방사성 원소로부터 받는 양이 약 2mSv여서 자연으로부터 받는 방사선량은 연간 총 2.4mSv 정도이다. 이중 라돈과 라돈의 분열생성물로부터 받는 방사선의 양이 가장 많아 1.34mSv나 된다. X선 촬영으로 받는 방사선량 약 0.39mSv, 기타 의료용으로 받는 양 0.14mSv를 포함하여 일 년 동안 인공적인 방사선원으로부터 받는 방사선량은 총 0.67mSv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연 방사선과 인공 방사선을 합해 연간 약 3.1mSv에서 3.6mSv의 방사선을 받고 있다.
방사선은 인체에 여러 가지 손상을 준다.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방사선은 DNA 분자를 전리시켜 DNA를 손상시킨다. DNA가 손상되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일어나거나 세포가 사멸하게 된다. DNA 손상으로 유발된 돌연변이는 유전적인 결함을 불러오기도 하고, 암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DNA 손상에 따라 세포가 죽게 되면 피부의 홍반이나 궤양, 백내장, 수정체 혼탁, 장기 기능부전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방사선은 우리 몸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물 분자를 전리시켜 수소 이온과 수산이온을 생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수소이온과 수산이온은 여러 가지 다른 분자들과 결합하여 건강에 해를 주는 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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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은 위험한 것이지만 완전히 피해 갈 수는 없다. 방사선은 우리 생활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의 방사선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막아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원자력 발전소를 비롯하여 방사선을 방출하는 시설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런 시설이 늘어가는 것과 함께 방사선에 대한 국가적 경각심과 안전시설도 늘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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